주식이 주는 네 가지 권리
주식은 회사 소유권의 한 조각입니다. 하지만 "회사를 소유한다"는 말은 생각보다 구체적인 권리 몇 개로 나뉩니다. 주주가 실제로 가지는 권리는 크게 네 가지입니다.
- 이익배당청구권: 회사가 이익을 나누기로 결정하면 지분만큼 배당을 받을 권리입니다. 배당을 할지, 얼마나 할지는 회사(이사회·주주총회)가 정하므로 "배당을 요구할 권리"는 아닙니다.
- 잔여재산분배청구권: 회사가 문을 닫을 때 빚을 모두 갚고 남은 재산을 나눠 받을 권리입니다. 채권자보다 순서가 뒤이므로, 회사가 어려워지면 주주 몫은 가장 먼저 사라집니다.
- 의결권: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, 배당, 정관 변경, 합병 같은 안건에 투표할 권리입니다. 보통 1주 1표입니다.
- 신주인수권: 회사가 새 주식을 발행할 때 지분 비율만큼 먼저 살 수 있는 권리입니다. 다만 정관에 정한 경우 제3자에게 배정할 수도 있어 언제나 보장되지는 않습니다.
주주는 회사 빚에 대해 자기가 낸 돈(주식 가격)까지만 책임집니다(유한책임). 그래서 주식의 최대 손실은 투자 원금이고, 이익에는 정해진 한도가 없습니다. 이 비대칭이 주식이라는 자산의 기본 성격입니다. 빌린 돈으로 사거나(신용) 파생상품을 쓰면 이 성질이 깨진다는 점은 4장과 8장에서 다시 다룹니다.
주주가 갖는 네 가지 권리
회사가 이익을 나누면 지분만큼 받기
문 닫을 때 빚 갚고 남은 재산 나눠 받기 (순서는 맨 뒤)
주주총회에서 1주 1표로 투표
새 주식을 지분만큼 먼저 살 권리
주식의 손익 구조: 손실은 원금까지, 이익은 한도 없음
보통주·우선주와 의결권
국내에서 종목명 뒤에 "우"가 붙은 주식은 우선주입니다. 보통 의결권이 없는 대신 배당을 보통주보다 조금 더(예: 액면가의 1%p 추가) 받습니다. 의결권이 없으니 경영권 다툼이나 합병 같은 사건에서 보통주와 가격 흐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.
| 구분 | 보통주 | 우선주(국내 일반적 형태) |
|---|---|---|
| 의결권 | 있음 (1주 1표) | 보통 없음 |
| 배당 | 회사 결정에 따름 | 보통주보다 조금 더 받는 경우가 많음 |
| 거래량 | 많음 | 적은 경우가 많아 호가 차이가 크고 가격이 튈 수 있음 |
| 가격 | 기준 | 보통주보다 할인되어 거래되는 경우가 많음(우선주 괴리율) |
미국에서는 창업자가 경영권을 지키려고 의결권이 다른 주식 종류(Class A·B·C 등)를 두는 경우가 흔합니다. 같은 회사인데 티커가 둘 이상이면 대개 의결권 차이 때문입니다.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은 의결권이 적거나 없고, 창업자가 가진 주식은 1주당 의결권이 여러 개인 식입니다.
자본금·자본잉여금·주식 수
회사가 주식을 발행하면 액면가 × 발행 주식 수만큼은 자본금으로, 그보다 비싸게 받은 차액은 주식발행초과금(자본잉여금)으로 장부에 기록됩니다. 액면가 500원짜리 주식을 1만 원에 발행하면 500원은 자본금, 9,500원은 자본잉여금입니다. 그래서 액면가나 자본금 숫자만으로 회사의 크기를 판단하면 안 됩니다.
여기서 나오는 개념이 자본잠식입니다. 손실이 쌓여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작아지면 "자본금이 깎였다"는 뜻으로 자본잠식이라 부릅니다. 국내 상장사는 자본잠식이 일정 비율을 넘으면 관리종목 지정이나 상장폐지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. 그래서 적자가 이어지는 회사가 연말에 갑자기 유상증자를 하거나 무상감자(주식 수를 줄여 자본금을 줄이는 것)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.
시가총액과 기업가치(EV)는 다르다
시가총액은 주가 × 발행 주식 수로, 회사의 주식 전체를 지금 시장 가격으로 매긴 값입니다. 하지만 회사를 통째로 사는 사람은 주식만 사는 게 아니라 회사의 빚도 떠안고, 회사가 가진 현금도 함께 얻습니다. 그래서 인수 관점의 가격은 기업가치(EV, Enterprise Value)로 봅니다.
EV = 시가총액 + 순차입금(차입금 − 현금성 자산) (+ 비지배지분 등 조정)
시가총액을 계산할 때 쓰는 주식 수도 주의해야 합니다. 회사가 사들여 갖고 있는 자사주는 발행 주식 수에는 들어 있지만 의결권도 배당도 없습니다. 그래서 1주당 가치를 계산할 때는 자사주를 뺀 주식 수를 쓰는 것이 맞고, 반대로 앞으로 생길 수 있는 주식(전환사채·스톡옵션)까지 더한완전 희석 주식 수도 함께 봅니다.
같은 시가총액, 다른 기업가치
- 사업 가치(EV)에 해당하는 부분
- 현금(EV에서 빠짐)
- 순차입금(EV에 더해짐)
유통주식과 지수 편입
최대주주·특수관계인·자사주처럼 시장에 잘 나오지 않는 주식을 빼고 실제로 사고팔리는 주식을 유통주식이라고 합니다. 발행 주식이 1억 주여도 최대주주가 70%를 들고 있으면 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은 3,000만 주 정도입니다.
- 지수 편입: 코스피200, S&P 500 같은 주요 지수는 시가총액에 유통주식 비율을 곱한 값으로 비중을 정합니다. 그래서 같은 시가총액이라도 유통주식이 적으면 지수 비중이 작습니다.
- 수급: 유통주식이 적은 종목은 같은 금액의 매수·매도에도 가격이 크게 움직입니다. 지수 편입·편출처럼 기계적인 대량 매매가 정해진 날 몰리면 더 그렇습니다(12장).
- 보호예수 해제: 상장 직후에는 기존 주주의 주식이 일정 기간 팔 수 없도록 묶여 있는데, 이 기간이 끝나는 날 유통주식이 갑자기 늘어납니다. 공모주에서 해제일 전후 수급을 따로 보는 이유입니다.
지분 희석: 유상증자·전환사채·주식보상
회사가 새 주식을 발행하면 기존 주주가 가진 주식 수는 그대로인데 전체 주식 수가 늘어나 지분율이 줄어듭니다. 이것을 희석이라고 합니다. 희석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. 새로 들어온 돈이 그보다 큰 가치를 만들면 주주에게 이익입니다. 문제는 싼 가격에, 쓸 곳이 분명하지 않은 채로 반복될 때입니다.
| 방식 | 내용 | 기존 주주가 볼 점 |
|---|---|---|
| 주주배정 유상증자 | 기존 주주에게 지분 비율만큼 새 주식을 살 권리(신주인수권)를 줌 | 참여하지 않으면 지분이 줄어듦. 권리를 따로 팔 수 있는 경우도 있음 |
| 일반공모·제3자배정 | 일반 투자자나 특정인에게 새 주식을 판매 | 발행 가격이 시가보다 얼마나 낮은지(할인율), 받은 돈을 어디에 쓰는지 |
| 전환사채(CB) | 나중에 정해진 가격(전환가)으로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 | 주가가 내리면 전환가를 낮추는 조항(리픽싱)이 있으면 늘어날 주식 수가 커짐 |
| 신주인수권부사채(BW) | 채권에 새 주식을 살 권리가 붙어 있음 | CB와 비슷하게 잠재 주식 수를 늘림 |
| 스톡옵션·주식보상 | 임직원에게 주식이나 주식을 살 권리를 줌 | 미국 기술주는 비용 규모가 커서 이익 계산에 큰 영향(11장) |
유상증자 전후 내 지분
- 내 주식 10주 10%
- 다른 주주 90주 90%
- 내 주식 10주 8.0%
- 다른 주주 90주 72%
- 새로 발행된 25주 20%
전환가가 내려가면 늘어나는 주식 수 (전환사채 100억 원)
분할·합병·자사주가 주주에게 주는 영향
액면분할·무상증자는 가치를 바꾸지 않는다
1주를 5주로 쪼개면(액면분할) 주가도 대략 5분의 1이 되어 시가총액은 그대로입니다. 무상증자도 마찬가지로 주식 수만큼 주가가 조정됩니다(권리락). 거래가 쉬워져 수요가 늘 수는 있지만, 회사의 가치 자체가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. 차트를 볼 때 이 조정을 반영한 수정주가인지 확인해야 과거 가격과 비교할 수 있습니다.
물적분할과 인적분할
- 인적분할: 사업부를 떼어 새 회사를 만들고, 새 회사 주식을 기존 주주에게 지분 비율대로 나눠 줍니다. 주주는 두 회사 주식을 모두 갖게 됩니다.
- 물적분할: 떼어 낸 새 회사의 주식을 기존 회사(모회사)가 100% 갖습니다. 주주는 여전히 모회사 주식만 갖습니다. 이후 자회사를 따로 상장하면 알짜 사업의 가치가 모회사 주가에 덜 반영되는 문제(이른바 중복상장 할인)가 생길 수 있어 논란이 되어 왔습니다.
자사주 매입과 소각
회사가 시장에서 자기 주식을 사면 유통주식이 줄어듭니다. 하지만 사들인 주식을 소각하지 않고 들고 있으면 나중에 다시 팔거나, 합병· 교환 등에 쓸 수 있어 주주 환원 효과가 제한적입니다. 그래서 자사주 매입 공시를 볼 때는 "소각 목적"인지가 중요합니다.